본문/내용
방문 장소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관람한 전시 : 언택트
여러 사람이 흰 밧줄을 옮기고 있다. 밧줄을 옮기는 사람들은 헬멧을 쓰고 있고 그 헬멧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 작품을 보고 든 생각은 말 그대로 ‘이게 뭐지’이었다. 어떤 작품인지 감이 오지 않아 작품 해설을 읽고 싶었으나, 나만의 눈으로 작품을 해석하기 위해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하였다. 마스크와 헬멧을 쓰고 온몸이 덮인 옷을 입고 있어 국적도 성별도 유추할 수 없는 사람들이 화면에 있다. 그들이 흰 밧줄을 들고 어디론가 이동한다. 그리고 그들을 담은 화면 앞에 실제로 화면 속 밧줄들이 놓여있다. 밧줄을 자세히 보면 일정하게 잘린 듯, 수많은 얇은 종이들로 이루어졌다. 매우 얇은 종이들이 묶여 하나의 밧줄이 되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얇은 종이들에는 누군가 무엇을 쓴 듯, 검정색으로 흔적들이 보인다. 무슨 글 혹은 그림이 있었길래 그걸 찢어버렸을까 종이를 찢어본 경험을 떠올려보았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잘못 적었을 때, 알려주고 싶지 않은 것을 적었을 때. 이러한 때에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아 찢었던 적이 있다.
이 작품의 이름은 ‘초끈 비밀’이다. 홍콩과 도쿄에서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비밀을 종이에 써서 임시로 설치해 둔 하얀 상자에 넣어 달라고 요청한 뒤, 수많은 비밀이 담긴 그 종이들을 문서 파쇄기에 넣은 다음, 분쇄된 조각을 이어 붙여 밧줄을 만든 작품이다. 앞서 생각해본 경험과 유사한 점을 띄고 있었다. 화면 앞에 놓여있는 흰 밧줄들은 이 작품을 관람한 사람들의 비밀들이 엮여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작품을 감상하고 몇 발자국 움직이자, 관람객이 각자의 비밀을 적어 파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나도 내 비밀을 적어 파쇄한 뒤, 밧줄에 엮어두었다. 무언가를 숨기는 것보단 말하고 표현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
작품을 감상하고 몇 발자국 움직이자, 관람객이 각자의 비밀을 적어 파쇄할 수 …
관람한 전시 : 이퀄리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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