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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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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고를 때 편견이 있다. 특히 책을 고르는 기준과 가장 거리가 먼 범주는 시다. 독서모임의 좋은 점은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책을 선택하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나쁜 독서 습관을 보완해 줄 매우 감사한 만남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접한 `시`라는 장르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시문학은 책 한 페이지에 여백이 가장 많은 문학이다. 여백을 이해하는 것은 전적으로 독자에게 달려 있다. 이것은 책의 머리에도 언급되어 있다.
내가 조금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시를 읽는 데 있어서는 이론의 폭보다 경험의 깊이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겪으면서,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시 겪곤 한다. 그동안의 시 몇 편을 모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이 책의 가장 심오한 페이지들은 오직 시만 포함할 것이고, 나 자신의 문장은 포함하지 않을 것이다. 동서양에서 산발적으로 쓰여진 생명 그 자체가 여기에 있다.
대학 입학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면서 읽은 시들은 당시에는 어리고 꽤 불순한 의도로 문학에 접근했기 때문에 시에 대한 이해가 좀처럼 쌓이지 않았고 관심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미 서른을 넘기고 있는 이 시기에 읽은 시는 나에게 적지 않은 울림을 주었다. 사랑, 기쁨, 슬픔, 절망의 감정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삶이 시를 통해 전해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여백이 가득한 글자를 넘어 나의 울림과 작가의 울림이 겹쳐지는 파도처럼 어우러지는 시간을 보냈다. 흔히 인생에는 답이 없다고 한다. 정답이 없는 삶과 여백에 의미를 전달하는 시는 꽤나 좋은 조합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작가가 사랑했던 시를 모으는 것과 공유할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이 하나다. 시는 삶을 배우고 삶을 시로 만드는 글이기도 하다. 10대 후반 어느 날부…
작가가 사랑했던 시를 모으는 것과 공유할 이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