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할 때가 온다
폴 퀸네트 / 바다출판사
한 번쯤 낚시에 빠져 본 사람이라면, 아니 다른 어떤 일에 한번이라도 깊이 빠져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작가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 할 수 있을 것이다.
개구쟁이 시절 냇가에서 대나무 끝에 바늘을 묶고 파리를 달아 물결을 따라 아래위로 움직여주었을 때, 어린 초보자를 가엾게 여긴 피라미 한 마리가 성심 성의껏 완벽하게 물어주었고 실을 통과하고 대나무 끝을 따라 나의 손끝에 닿았던 감각과 머릿속까지 찌릿하게 퍼지던 그 떨림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휴학을 하고 처음 내 손으로 돈을 벌어 장만한 것이 석유버너를 비롯한 캠핑장비였고, 마치 군에 갈 때 총을 사가야 되는 것처럼 멋지고 폼나게 릴낚싯대를 샀다. 그리고 사용할 줄도 모르면서 마치 이정도는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아무에게도 사용법을 묻지 않았다. 어린 자존심과 허세가 그것을 허락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비록 캐스팅 연습을 하느라 부러져서 버리기는 했지만 휴학기간 동안 열심히 돈을 벌었고 시간이 나면 힘차게 자전거 패달을 밟으며 온갖 당위성을 낚시에 접목시키며 캠핑을 다녔다.
“손가락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펼치며, 머릿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던 느낌. 외계인의 침범과 다르지 않은 바이러스 같은 것이 내 몸과 영혼을 사로잡았다. 그후 나는 이전의 나로 돌아가지 못했다.”
세상에 치유되지 않는 병이 감기라고 했던가 열 번이 넘는 이사를 하면서 장롱이 부서지고 집 크기를 줄이느라 책을 버리고 책장을 버리기도 했지만 버리지 못하고 늘 갖고 다니는 것이 낚싯대와 그것을 담고 있는 낚시가방이다. 지금도 이사하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테이프로 감아 두었지만 창고에 물건을 가지러 문을 열 때마다 눈길은 늘 그곳에 머물곤 한다. 마치 늘씬하고 풍만한 여인의 가슴골을 훔쳐보듯이.
내게 있어 낚시란 그랬다. 무념과 무상으로의 회귀. 아무 이유없이 낚시꾼 발진이 도질 때면 딱 …
내게 있어 낚시란 그랬다.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