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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스무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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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첫머리에 자리 잡은 커버프로덕션 `아마도 스무 번`의 주인공 `나`는 치매에 걸린 장인을 둔 아내와 함께 산골마을로 이사했다. 어느 날 보안업체 사람들이 주변의 옥수수 밭으로 가득 차 있고 가장 가까운 이웃집이 300m 이상 떨어진 외딴 시골에서 생활에 적응하면서 집으로 찾아온다. 위험에 노출돼도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환경을 강조하며 미묘하게 회사와 계약을 맺도록 강요하는 이들의 말에 아내와 나는 어쩐지 섬뜩하다. `재산과 생명`을 지킨다는 이들의 아이러니가 아내와 `나`를 무엇보다 불안하게 만들고 있어 치매 증상이 심각해진 시아버지를 둘러싼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어지는 소설 `호텔 창문`, `홀리데이 홈`, `리코더`를 차례로 읽으면 편혜영의 삶에 대한 시선이 깊어지고 세밀해졌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호텔 창문` 속 `우노`가 19년 전 강물에 빠져 죽을 뻔했다가 죽음을 피하지 못한 사촌에 의해 구조되는 등 `죄책감`과 관련이 있다. 그 뒤 삼촌과 어머니는 아들을 대신해 살아난 운오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사실을 상기시키며 그에 따른 행동을 해주기를 바라지만, 운오는 늘 두렵고 두려웠던 동생이 자신을 구해줬다는 생각에 늘 묘한 기분이 든다. 홀리데이 홈은 또한 관계와 감정을 둘러싼 인물들의 복잡함을 드러낸다. `장소령`이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한 전문병사 이진수가 소령 진급 없이 전역한다. 그는 물품 단가 인플레에 …
이어지는 소설 `호텔 창문`, `홀리데이 홈`, `리코더`를 차례로 읽으면 편혜영의 삶에 대한 시선이 깊어지고 세밀해졌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호텔 창문` 속 `우노`가 19년 전 강물에 빠져 죽을 뻔했다가 죽음을 피하지 못한 사촌에 의해 구조되는 등 `죄책감`과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