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작 가 : 이 의 수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나는 다시 태어나도 여자로 태어날꺼다’ 라는 말을 자주 한다.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일들 중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은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남자들의 삶이 너무 고달프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에는 고무줄이나 끊고 도망가는 짓궂은 녀석들 때문에 남자들이란 꼴도 보기 싫은 존재였고, 사춘기 시절엔 시골학교의 지나친 유교적 성교육으로 인해 근접해서는 안되는 동물쯤으로 보았고, 한창 전성기 아가씨 때에는 인물이 괜찮은 남자들만이 남자로 보였다.
하지만, 내나이 마흔을 넘긴 지금은 남자란 가장이라는 책임감으로 어깨가 짓눌려 있으며, 직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기 때문에(이직을 하거나 그만두거나 하지 못한다는), 스트레스를 곧잘 견디어 나가는 안스러운 존재로 생각된다. 어쩌면 내가 다시 태어나도 남자로 태어나고 싶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음이다.
40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딱 중간, 산행으로 따지면 정상에 올라 이제 그만 하산을 하는 시기라 볼 수 있다. 하산하려고 이제껏 올라왔던 길을 돌아보니 진정한 친구는 몇 명이나 되는 지, 성공한 인생인지, 잘 살아가고 있는건지, 과연 나는 행복한 건지 의문 투성이다.
우리네 얼굴은 10~20대는 부모에 의해서, 30대는 배우자에 의해서, 40대는 비로소 스스로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얼굴 이라한다. 그만큼 자신에게 책임을 져야하는 시기 또한 40대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40대는 결코 가벼울 수 없는 나이이며 무거운 중년임을 느낀다.
하지만 꼭 그렇게 무거울 수 만은 없는 것이 40대는 경륜과 노련미가 있다. 결코 경박하지 않다. 가끔 나를 뒤돌아 보건데 직장생활의 패턴도 많이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스스로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그에 따른 고집도 생기다보니 오히려 주변과의 마찰도 생기곤 한다. 하지만 불쾌하지만은 않다. 나도 이제 마냥 철없는 나이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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