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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의 즐거움
- 지은이: 하성란
- 출판사: 현대문학
어느 부잣집 외아들로 태어나 성장했어야 할 내가 혹시 산부인과 간호사의 실수로 지금의 이 가난한 집에 버려진 것은 아닐까.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 야릇한 의심을 한 기억이 있을 게다.
엄마, 난 어떻게 태어난 거예요. 어떻게 태어나긴 태어나 그냥 다리 밑에서 주워왔지. 자식을 무릎 앞에 두고 딱히 이렇다 말하기가 쑥쓰러워 웃음기 머금은 얼굴로 에둘러 엄마는 대답한다. 그러면 자식은 엄마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마음의 의구심이 떨치지 않는다. 나는 엄마의 자식이 아닐지 몰라.
이 소설은 이런 의구심을 소재로 하여 쓰여졌다. 그 시작은 어느 산부인과 병원에서 시작된다. 매일 여댓 명의 신생아 출산을 도와야 하고, 이들을 돌봐줘야 하는 거친 산부인과 병원일에 지친 간호사.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간호사를 옭아매는 주변 환경은 더욱 죄여질 뿐이다.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의 병 간호를 책임져야 했고, 사고뭉치 동생은 폭행사건에 연루되어 합의금을 마련해 줘야 했다. 게다가 막내동생 대학 등록금까지 떠맡아야 할 입장.
그러던 어느날 산부인과에서 일대 사건이 발생한다. 아기가 뒤바뀐 것이다. 퇴원 수속을 마치고 귀가했던 사내가 기겁하며 병원문을 차고 들어왔다. 기저귀를 갈려다 보니 당연 여자애였어야 할 아이가 남자애로 변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생아실의 수많은 아이 중에서 제 아이를 용케 찾아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일. 할 수 없이 사내는 남자애를 안고 집으로 되돌아와 키울 수밖에 없었다.
이후 남자애는 아버지로부터 모진 시달림을 받으며 자라난다. 제 친자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아버지의 사랑을 못 받고 성장한 남자.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한 식물처럼 남자는 음울한 성격…
이후 남자애는 아버지로부터 모진 시달림을 받으며 자라난다. 제 친자식이 아니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