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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읽고
작 가 : 은희경 출판사 : 문학동네
오랜만에 놓지 않고 계속 읽고 싶은 책을 만났다. 은희경의 <새의 선물>이다. 이 소설은 모든 것들이 각자의 색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조화가 참 잘 되어있다. 어느 하나가 다른 것을 낮추거나 가리지 않는다.
<새의 선물>은 때로는 웃음을 머금게 하는 사랑스러움으로, 때로는 무한한 상상력으로 삶의 정해진 모든 것들을 일순간에 무장해제 시킨다. 인생에 대한 차가운 시선으로부터 비롯된 시니컬함이 갖가지 일상들 속에서 진실하게 펼쳐지는 이 소설은, 우리에게 삶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진실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되묻게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열두살 진희는 이미 성장이 끝난 아이다. 이것은 책 속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나는 삶을 너무 빨리 완성했다. `절대 믿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라는 목록을 지워버린 그 때, 열두살 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고 진희는 말했다.
이 소설은 진희의 시선 속에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할머니, 이모, 광진테라 아저씨와 아줌마, 미스 리 언니, 장군이, 장군이 엄마, 이형렬, 홍기웅, 허석등 개성이 뚜렷한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다양한 삶의 색채를 발하고 있다. 진희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들의 삶 속에는 사랑, 이별, 배신, 정 등 말로는 정의하기 힘든 우리의 삶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진희에 비해서도, 혹은 일반 사람들에 비해서도 전혀 성숙하지 않았던 이모가 사랑과 이별을 통해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사랑에 빠진 이모를 진희는 다음과 같이 관찰했다. `이모는 내 목을 꽉 죄고 있던 팔을 조금 풀어 내 어깨 위에 걸쳐 놓고 들…
진희에 비해서도, 혹은 일반 사람들에 비해서도 전혀 성숙하지 않았던 이모가 사랑과 이별을 통해 진정한 어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