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다시, 나이듦에 대하여
저 자 : 박혜란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아이들이 어렸을 때인 이십대 후반부터 빨리 나이가 들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를 키우고 직장을 다니고, 살림해가며 살아야 하는 내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고나 할까
서른이 넘고 아이들이 커가는 지금의 내 삶은 겉으로 보기엔 너무 편안하다. 그때에 비하면, 아이들은 씻고, 옷입고, 숙제도 자기들 힘으로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살림도 엄마가 모두 도맡아 하다시피 하니 느지막에 복이 터진 셈이다.
하지만, 마흔이 낼인데도 난 나이를 더 먹고 싶다. 아직 내가 너무 많은 것들로 부터 미혹되기 때문이다. 마흔이 되고 쉰이 되면 추풍낙엽에 흔들리는 가벼운 내 맘이 좀 진득하게 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싶다.
이책의 작가 또한, 몸은 말을 안듣고 삶은 계란 하나를 두고 남편과 서로 먹었니 안먹었니 건망증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나이 든다는 거 꽤 괜찮은 일이다. 좀처럼 나를 놓아주지 않을 것 같던 그 끈질긴 욕심, 회한, 미움, 불안이 어느새 슬그머니 다 녹아버렸다. 그 자리에 느긋함, 넉넉함, 연민, 고마움이 밀려든 중이다.” “더 나아가 나이듦이란 자연스러운 것, 더 나아가 자유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바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 내 안에 가득 차있는 의심과 욕심, 질투, 시기를 몰아내고 사람들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여유가 내게도 찾아오기를 나이가 들수록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다리련다.
다행히도 나의 삶은 10대보다는 20대가 행복했고 20대보다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 아마 마흔이 되면 행복에 겨워 몸부림 칠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나의 행복은 나의 나이 듦과 비례해서 커지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내 꿈은 귀여운 할머니(귀여움의 기준은 나만의 잣대이지만)가 되는 것이다. 그 먼 훗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