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무너지지 말고 무뎌지도 말고
저자 이라윤
『무너지지 말고 무뎌지지도 말고』 (이라윤)
저자는 경계인이다. 중환자실에서 저자가 맞이하는 상황은 아니면 다. 중환자실에서 사는 환자는 일반병실로 가지만, 죽는 환자는 영안실로 간다. 저자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죽는 것만큼이나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삶과 죽음은 극명하게 대립하는 것들이지만 보통 사람이나 보통의 간호사는 이 둘을 동시에 느끼는 경우가 드물다. 죽음을 인식하며 살아가고는 있지만 양자를 한꺼번에 느끼는 상황은 일생에서 그리 길지 않다. 중환자실 간호사처럼 일상적으로 양자를 동시에 느끼는 경우는 매우 특별하다. 무속인 정도 있을 것 같다.
중환자실의 간호사도 사람이고 사람이라면 삶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안정적으로 꾸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정한 삶은 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신체를 민감하게 만든다. 항상 전투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진증후군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렇듯, 중환자실의 간호사가 업무 과정에서 느끼는 노동 강도는 다른 일반 사무직의 그것에 비해 훨씬 강하다. 일반 사무직이 주 52시간 일을 한다면, 중환자실의 간호사는 업무강도를 고려할 때 주 100시간의 근무를 하는 것과도 같다. 이런 상황을 버티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특수한 상황이므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거기다 친절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알려줄 사람도 없을 것 같다. 결국, 스스로 답을 찾아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책은 그런 심정으로 저자가 스스로 찾아 나선 중환자실에서 버티는 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환자실은 생과 사가 대립하는 곳이고 저자에게는 애와 증이 대립하는 공간이다. 삶을 새롭게 긍정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료로부터의 괴롭힘, 환자로…
이 책은 그런 심정으로 저자가 스스로 찾아 나선 중환자실에서 버티는 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