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만약은 없다
저자 남궁인
『만약은 없다』 (남궁인)
모든 죽음은 안타깝다. 특히, 마지막까지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보는 응급의학과 의사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지나가 버린 역사에 가정법이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사망한 환자를 두고 이런 저런 상황을 가정해 보는 것도 아무 의미 없는 일이다. 이 책의 제목인 `만약은 없다`란 말은 아마 저자가 스스로에게 하는 위안의 말이 아닐까 싶다. 환자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만약 조금이라도 상황이 달랐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고 결과를 곱씹어 보지 않을 의사가 몇이나 될까.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다시 새로운 환자와 생사를 건 새로운 게임을 해야만 하는 것이 의사의 숙명이다. 새로 맞이한 환자에게 집중하기 위해서는 과거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죽음은 너무 안타까워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 테다. 그래서 아무리 `만약은 없다`고 곱씹어 봐도 다시 생각나고 켜켜이 기억 속에 남았을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아닐까 생각한다.
응급실의 죽음은 대부분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질병 때문에 아프다 사망한 환자는 큰 고통을 겪지만 죽음을 준비할 시간은 확보한다. 주변 사람, 사물과 작별할 시간을 가지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육체와 천천히 이별한다. 그들 대부분은 심한 고통 앞에서 지금 당장 죽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그들이 보기에 응급실에서 죽은 사람들이 부러울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갑자기 황망하게 응급실에서 생을 마감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생을 마감을 준비조차 못해보고 떠난 것에 대해 많은 미련이 남을 것 같다. 코로나에 감염되어 사망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병원에 오는 상황도 응급이고 제대로 준비할 시간을 부여받지 못하는 것도 응급환자와 유사하다. 여기에 더해서 가족과 제대로 된 작별마저 할 수 없다. 극도로 비인간적이다. 환영받지 못한 탄생만큼이나 추모 받지 못하는 죽음도 비극이다.
책에도 자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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