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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전쟁
저자 임지현
『기억전쟁』 (임지현)
역사적 진실에는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평가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역사는 과거에 이미 일어난 사건을 다루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논란의 중심이 되어 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적 진실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기억과 기록을 내세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영상 기록물이 존재하지 않던 시기에 책으로 기록된 사료는 그 유일함 때문에 객관적이라는 선입관을 안겨 준다. 하지만 문서 기록은 권력자가 남기는 기록이므로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기 보다는 그것이 왜 기록되었는지를 비판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 이 때 문서 기록에 의존하는 실증주의는 상대방의 피해 사실을 부정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문서기록보다 사건을 직접 경험한 증인의 목소리가 더 중요한 판단근거라고 역설한다. 전통적인 역사학 방법론이 문서와 기록에만 의존하고 있다면, 기억 연구는 역사적 순간 속에 있었던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 영역에 있는 풀뿌리 기억에 주목하는 것이다. 기억 연구를 통해 우리는 국가나 민족적 관점에 경도된 역사의 가해자와 희생자 이분법에서 벗어나 역사를 볼 수 있게 된다. 도리 라우브의 심리 분석은 이를 잘 뒷받침한다. 사건을 기록한 문서보다 부정확한 증언이 더 진정한 과거를 대변할 때가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일제강점기를 두고 그것이 근대화의 초석이 되었고 위안부는 직업 매춘부였으며 강제 징용이 아니라 자발적인 취업이라는 주장을 하는 일단의 학자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사료를 맹신한다는 점이다. 물론, 그마저도 비판의 여지가 있지만 그 사료들이 어떤 의도로 제작되었는지를 따지지 않고 활자로 남겨진 기록만을 진실로 간주하는 태도는 분명히 …
일제강점기를 두고 그것이 근대화의 초석이 되었고 위안부는 직업 매춘부였으며 강제 징용이 아니라 자발적인 취업이라는 주장을 하는 일단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