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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과 가족
저자 고미숙
『기생충과 가족』 (고미숙)
영화 『기생충』에는 세 계급이 등장한다. 먼저 박사장은 젊은 나이에 성공한 IT기업의 CEO로, 박사장 가족은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넓은 저택에서 거주 중이다. 박사장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문광은 비밀 지하공간에 자신의 남편을 은둔시키는 방식으로 박사장 집에 기생하고 있다. 박사장이 `계획`대로 성공한 삶을 사는 사람의 대명사인 반면에 문광의 남편은 자신의 `계획`을 실현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박사장의 `계획`을 찬양하며 박사장의 `계획`에 기생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들의 안정적인 계급 구도에 기우를 필두로 기택네가 새롭게 기생을 시도하면서 기택네와 문광네가 기생충의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구도가 그려진다. 기우가 박사장 집에 기생하고자 한 것도 `계획`된 것이었다. 이 영화에서 `계획`이란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저자는 이 `계획`을 핵가족이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선택한 투쟁 전략으로 정의한다.
현재 한국 사회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완성된 단계에 접어들었다. 사회의 주류적인 가족단위는 핵가족이 되었으며 1인 가구의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과거 생산수단이 안정적이던 산업화 이전의 사회와 비교할 때 오늘날의 핵가족은 생계와 생활수준이 항상 위협받고 있다. 고용과 소득이 불안정하며, 지금 시점에서 안정적이라고 하더라도 다음 세대까지 이 안정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누구도 보증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핵가족은 항상 자신의 생존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다른 핵가족과의 투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진력한다. 가장은 가계 수입을 늘리기 위해 투쟁하며, 아이들은 우월한 대학과 직장에 진입하기 위해 투쟁한다. 그리고 남은 구성원은 이들의 투쟁을 보조하기 위한 투쟁을 이어 나간다. 이 모든 투쟁이 영화 속의 "계획"이라는 표현으로 집약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영화의 결말에서 세 계급의 `계획`은 모두 실패로 돌아간다. 충…
영화의 결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