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영화 감상문
『히든 피겨스』
감독 데오도르 멜피
1. 서론
사람들은 기가 막히게 좋은 영화를 볼 때보다 기가 막히게 망한 영화를 볼 때 말이 많아진다. 열 받는 점을 하나하나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히든 피겨스」는 나름 열심히 만들었기 때문에 열 받는 점을 하나하나 꼽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히든 피겨스」. 이름부터가 감추어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누구 때문에, 무엇에 의해 어디에서 감춰졌나 영화를 대표하는 사람들은 캐서린, 메리, 도로시이지만 사실은 전산실 안에 있는 모든 흑인 여자들과 전산실 바깥의 흑인 여자들과 여자들 전부이다. 1960년대를 살아간 그들을 그려낸 이 영화를 보고 2020년을 살고 있는 필자가 작금의 상황과 비교하여 얘기해보고자 한다.
2. 본론
1961년, 흑인, 여자, 벌써 숨이 막힌다. 심지어 초반부에 차가 퍼져서 도로 위에 있는 세 사람과 등장하는 경찰차에서 불안감이 올라왔다. 경찰은 그들의 신상을 꼬치꼬치 캐묻다가, 그들이 나사에서 일한다는 걸 알고 이렇게 말한다.
“파격적인 채용인데.”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캐서린도, 메리도, 도로시도, 화면 바깥의 필자도 알고 있다. 나사에서 흑인을 뽑아요 남자도 아니고 여자를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기관에 다닌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나서야 경찰관의 태도가 비교적 고분고분해진다. 그렇다면 나사라는 번듯한 기관에 다니지 않는 흑인 여자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영화에서 다루는 차별이야 무수하게 많지만, 또 한 가지, 도로시가 공립 도서관에서 책을 찾고 있을 때 백인 여자 이용객이 목소리를 낮추어서, ‘교양 있게’ 속삭인다. 소란 피우기 싫어요. 흑인의 존재는 당시 미국에서 ‘소란’ 자체였다. 도로시와 두 아들을 내보내는 도서관 직원에게 항의할 법적인 근거는 없다. 도로시는 흑인 전용 칸에 앉아서 두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차별과 평등은 전혀 다른 거야. 그러려니 하라는 건 말이 안 돼. 바르게 행동했으면 떳떳한 거야. 명심해 둬.”
공교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