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영화 감상문
『취화선』
감독 임권택
『취화선』이라는 제목은 ‘술에 취해 그림을 그리는 신선’이라는 뜻이며, 주인공인 오원 장승업은 실제로 구한 말 조선을 주름잡았던 천재 화가이다. 이 영화는 술과 여자가 없으면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는 장승업에 대한 뜬소문과 그의 예술적 고뇌라는 두 가지 측면을 한 프레임 안에 집어넣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일축하자면 감히 ‘이상과 현실 사이의 역설적 예술’이라 표현하고 싶다. 예술가로서의 이상과 당대의 잔혹했던 현실을 한꺼번에 포착하려는 감독의 의도적인 시도가 영화 전반에 걸쳐 나타났기 때문이다.
장승업은 조선 후기에 가진 것 없이 태어나서 거지 패에게 죽도록 얻어맞았다. 그런 그가 가진 것이 딱 두 가지 있었다면 그중 하나가 김병문과의 인연이고 다른 하나가 예술적인 재능이다. 그리고 그가 가진 이 두 가지는, 그를 당대 최고의 화가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는 현실을 주제로 하는 진경 대신 신선놀음과 같은 이상적인 풍경을 담은 선경을 주로 그려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현실에서의 도피라고 할 것이고, 혹자는 진정한 예술의 극치를 도모하는 예술가의 산물이라 할 것이다.
그의 행적을 두고 현실에서의 도피 또는 예술의 극치라는 양극적인 요소로 여기는 이유는 그가 살아가던 시대적 상황 때문이다. 당시 조선은 청나라와 왜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황폐화되어가고 있었다. 김선비는 장승업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그려내기를 바랐지만, 장승업은 자신의 그림에 정치적인 메시지나 어떠한 이념을 담고 싶지는 않다고 부정한다. 이러한 장면에서 우리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현실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과 현실에 없는 이상을 좇는 것, 이중 진정한 예술의 가치는 무엇인가
감독의 질문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승업이 살아가는 현실의 잔혹함과 장승업이 그려내는 예술적인 이상 세계를 대비하여 보여줌으로써 관…
감독의 질문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승업이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