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영화 감상문
『생일』
감독 이종언
귀빠진 날, 생일. 생일이라고 하면 현대인 대부분은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떠올릴 것이다. 누군가는 즐거웠던 기억을 회상하기도 할 것이고, 혹은 설렘에 볼우물이 파이도록 미소를 지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생일이 누군가에게는 1년 중 가장 고통스러운 날 중 하나라고 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영화 『생일』에서는 남겨진 이들이 떠나간 이의 생일을 고통과 슬픔에 젖은 채 축하하는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그의 생일은 1년에 단 하루, 남겨진 이들이 모이는 날이었다.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사건은 바로 ‘세월호’에 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언론 매체는 한 여객선의 침몰 소식을 전했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가 ‘세월호’로 가득 찬 것도 잠시, 직후 탑승자 전원 생존이라는 뉴스가 한 번 더 떠오르면서 안심하고 휴대전화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내려놓은 잠깐 사이에, 언론과 매체는 보도를 정정했다. 수차례에 걸친 정정 보도와 이후 몇 주 동안 이어진 가슴 졸임은 6년 반이 지난 지금도 생각만 하면 심장이 아찔하고 먹먹한 사건이다. 일면식도 없는 내가 이럴진대 가족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이토록 무겁고 가슴 아린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데에는 감독과 배우들의 역량이 컸다. 이동언 감독은 자칫 실제 유족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주제를 ‘거리 두기’를 통해 냉철하게 그려냄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고, 스크린의 배우들은 관객의 의식을 붙잡아 영상 속으로 빨아들였다. 특히 한 걸음 떨어져서 연기를 담아내는 감독의 연출은 영화와 사건을 향한 판단을 관객의 몫으로 돌렸다. 영화에 의도적인 공백을 만들고 관객이 각자 자신의 역량으로 그 공백을 메우도록 만들었다.
특히 이종언 감독은 자신의 자의적인 해석이 오해를 낳을까 염려되어 유가족과 대화하고, 그들의 모습을 곁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
특히 이종언 감독은 자신의 자의적인 해석이 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