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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문
『김씨 표류기』
감독 이해준
영화 『김씨표류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로,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곱씹었던 작품이다. 다만 이 영화의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실로 안타까움을 면할 수 없다. 뛰어난 연출과 감각적인 색채, 뚜렷하고 퍽 감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서사. 이러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가 100만 명이 채 되지 못한 것은, B급 코미디 영화를 빙자한 투박한 포스터 때문이리라 믿는다. 바꿔 말하면, 나는 이 영화에서 포스터를 제외하면 다른 단점은 없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이 영화의 두 주역은 남자 김 씨와 여자 김 씨이다. 영화 소개에도 이렇게만 표현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이름조차 명시되어 있지 않다. 김 씨. 왜 다른 성도 아니고 김 씨일까 김 씨 성을 가진 인구는 우리나라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만큼 흔하고 대중적인 것이 김 씨이고, 결국 김 씨는 평범한 사람들 대다수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작중 남자 김 씨의 시련과 여자 김 씨의 고통은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사회의 병폐인 것이다.
남자 김 씨는 애인과 헤어지고 빚더미까지 끌어안은 채, 자살하고자 한강의 다리 위에서 몸을 던진다. 그러나 그의 자살시도는 실패 중에서도 대실패였다. 제대로 죽지도 못하는 남자. 그가 눈을 뜬 곳은 한강의 밤섬이었다. 다시금 나무에 목을 매고자 하지만 배탈로 인해 미루고, 쪼그려 앉아 우연히 본 꽃의 꿀을 빨아 먹으면서 달콤함을 느낀다. “달콤합니다.” 살아봐야겠습니다. 이처럼 그의 이야기는 절망과 희망의 연속이다. 현대의 화려한 물질문명과 가장 먼 곳에서 그는 오히려 가능성을 발견했다.
여자 김 씨는 자신의 방에 스스로를 가두고 은둔하면서 살아간다. 그녀는 삶을 끊으려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삶의 주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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