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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아마도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일 것이다. 잡학사전이라는 기획으로 각 분야별 저명한 지식인들이 모여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소위 말해 마구잡이로 수다를 떠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재미와 교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으로 제법 화제성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분명 같은 현상과 사물을 바라보는데도 건축가와 소설가, 뇌 과학자가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게나 다르구나 하는 부분도 신선했지만, 무엇보다 건축가인 유현준 교수가 말하는 부분들은 종종 신선을 넘어 충격적이기도 했다. 건축가라고 하면 그저 건물을 예쁘게 잘 짓는 것에 한정된 직업이라 생각했는데, 그의 입을 통해 듣는 건축이란 건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건축은 인간의 생활환경을 가장 밀접하게 반영한 부분이자 앞으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해줄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의식주’인데,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유독 ‘주’에 대한 부분에 그만큼 무지했다는 반증일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그 프로그램이 종영하고 한동안 잊고 있다가 얼마 전 유튜브에서 유현준 교수의 채널을 발견하고 영상을 몇 개 찾아보고는 바로 그가 쓴 책을 찾아 읽었다. 영상이 보긴 편하지만 책이 주는 사유의 깊이는 따라 갈 수 없으니 말이다.
코로나가 발발하고 난 후 집필한 공간의 미래라는 책은 제목 그대로 앞으로 공간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해 건축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내용이다. 건축학자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인문학자라고도 표현해야할 만큼 상당한 깊이로 우리 사회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