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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김승민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고.
앞에 쓴 단편집의 저자인 하루키의 총 2권으로 된 장편 소설이다. 전체적으로 두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번갈아 가며 전개되는 식이다. 하지만 보기에 큰 부담은 없다. 나처럼 기억력이 안 좋은 사람은 헷갈릴 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 두 이야기에는 각각의 ‘나’가 주인공이 되어서 나오는데, 결국 둘은 한 사람임이 밝혀진다. (작가가 둘은 한 사람입니다! 하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읽다보면 알 수 있다.) 처음 이야기는 계산사라는 직업을 가진 ‘나’가 사건을 맡아 처리하다가 소멸하게 되는데, 나중에는 사건을 의뢰한 노박사가 연구 중 실수한 것임을 알고 약간 방황하다가 이내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에서의 여러 일들을 정리하고 소멸하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의 ‘나’는 세계의 끝에서 그림자를 빼앗기고 갇히게 되는데 그 세계의 끝에는 마음이 없다. 빼앗긴 그림자가 죽게 되면 감정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된 주인공은 그림자와 함께 탈출계획을 짜고 실행하지만, 마지막에 출구인 호수에 가서 세계의 끝은 자신이 만들어 낸 자신만의 세계임을 깨닫고 포기하고 그 곳에 남게 된다.
나는 이야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세계의 끝에 관해 생각 해 보았는데, 우선 어감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 세계의 끝. 왠지 아득하고 몽롱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곳의 모습 역시 그러한데 사람들이 사는 마을 근처로 아무도 발걸음을 하지 않는 숲과 숲을 지나가면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는 높은 벽이 가로막고 있다. 세계의 끝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그곳의 모습은 대충 그러하고 그곳에서 …
아직 나로서는 작가가 전하려 하는 메시지를 깊고,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지만 지금의 내가 느낀 것, 그것만으로도 지금의 내가 이 책을 읽은 보람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후에 내가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에는 조금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 아쉽다. 나중에 글재주가 늘게 된다면 정말 다시 한번 제대로 된 독후감을 써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