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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천하를 읽고나서
「태평천하」는 채만식이 식민지 현실과 그 당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풍자 문학적 방법을 도입하여 표현한 작품이다. 이러한 채만식의 풍자 문학은 화자의 서술적 개입으로 작품의 구도를 이끌어나가는 그의 특유한 형상화 방식과 가장 잘 결합되어 있는 양식이다. 즉 복잡한 매개과정 없이 직접 작가가 부정적 인물을 중심으로 그 대상의 성격을 폭로하고 독자로 하여금 비판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태평 천하」는 그와 상대적인 계급으로 부상했던 지주 계층의 몰락상을 그린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지주 계층의 몰락상을 주제로 삼았다는 그 자체에서부터 채만식이 그 시대를 얼마나 냉철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데, 그것은 윤직원 일가가 화폐를 사용하여 양반 계급을 샀기 때문에 지주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 속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등장 인물들이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질 수 있는데, 첫번째 부류는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윤직원 영감을 비롯하여 그의 아들인 윤창식과 손자인 윤종수이다. 이들은 그 시대의 몰지각한 지주들을 대표하는 인물군으로, 그 당시 지주들의 타락상과 이기적 모습을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우선 이들 중에서, 이 소설을 전개해 가는데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윤직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윤직원 영감은 첩이 끊일 새가 없도록 여성편력이 심하여, 칠십이 넘은 나이에 어린 여자와 관계하려고 기를 쓰는 모습에서 당시 윤리적도덕적으로 타락한 지주들의 모습을 대변하며, ´우리만 빼놓고 어서 망해라´로 요약되는 그의 의식에서 전통적인 지주 계급의 이기적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가지고 사회주의에 투신한다는 점에서 그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종학은 말하자면 지주들의 타락상이나 소작농의 고통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가치관을 확립하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이처럼 「태평천하」는 1930년대의 지주들의 소작농에 대한 착취, 지주들의 도덕적윤리적으로 타락한 실상, 화폐를 통한 인간관계, 그리고 지주들의 몰락상과 같은 부정적 요인들을 채만식의 풍자적 기법을 통하여 정확히 지적하고 있는 훌륭한 풍자 소설로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지문에 사투리를 포함한 구어체의 사용, 야유조나 은유조의 말, 작위적 부분의 노출 등 그의 문체적 특징 또한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러한 기법은 시대적 상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채만식의 수단에 불과했음을 다시 한 번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