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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을 보고나서
첫 번째 이야기는 분식집을 하는 미라와 동생 형철의 이야기이다. 형철은 군대를 제대했지만 5년간이나 소식이 없었는데 불현듯 나타나 결혼했다고 하며 중년의 여인 무신을 소개한다. 무신은 형철보다 20살이나 연상이다. 형철과 무신의 행동은 미라에게는 낯설고 당혹스러운 일들의 연속이다. 그러나 무신은 미라가 하지 못하는 형광등을 갈아 끼우기도 하며 점점 가족의 구성원이 되어 간다.
미라의 예비 신랑 김사장과의 식사 모임은 형철의 과격한 행동으로 파토가 나고 이 일로 미라와 형철의 관계가 소원해진다. 형철은 특유의 재롱과 늑살로 김사장에게 사과를 하고 미라에게도 웃음을 되찾아 준다. 가을 야유회를 간 자리에서 그들은 겨울 이부자리도 구경하고 사진도 같이 찍으면서 가까워진다. 그때 무신의 전남편의 전부인의 딸이라는 채현이 불현듯 찾아온다. 이 일로 가족은 불화를 겪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채현이 가족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형철의 부재로 무신은 채현을 데리고 떠난다. 어느 비 내리는 날 무신이 담배를 피우면서 무신이 즐겨 부르던 유행가를 흥얼거린다. 그리고는 전화벨이 울리고 미라가 등을 돌려 전화소리를 듣는다.
두 번째 이야기는 관광 가이드 일을 선경과 유부남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이다. 선경은 자신에게 관심이 없이 늘 남자들과 자유롭게 연애를 하는 엄마에게 불만이 많다.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출근 준비를 하던 중에 찾아온 엄마를 바쁘다는 핑계로 쫓아낸다. 엄마는 트렁크와 보자기 짐만 둔 채 선경의 집을 나선다. 선경에게는 준호라는 남자 친구가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
겨울이 다가오고 새롭게 가족이 된 그들이 함께 김장을 하는 중에 20년 동안 소식이 없던 형철이 만삭의 여인과 함께 나타난다. 자신을 받아 줄 것이라는 형철의 바람과는 달리 그들은 형철을 대문 밖으로 몰아내고 계속 김장을 한다.
된 남녀가 만나서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김태용 감독은 여러 영화에도 출연했고, 이 영화의 각본을 직접 썼다. 배우와 시나리오 작가와 연출자의 입장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서 빈틈이 없는 정교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장면들과 대사들은 마치 문학에서의 시처럼 은유적이고 함축적이다. 그래서 중요한 장면의 대사들은 마치 시의 그것처럼 반복을 통한 강조와 함께 암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선경이 운식의 집을 방문하기 전에 복도에 놓인 낡은 풍금을 치고 있다. 이 장면에서의 메시지는 마치 시의 그것처럼 매우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감독은 이 영화가 대안가족 홍보영화처럼 돼버렸다고 했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바탕에는 연애가 깔려 있다. 그래서 연애는 가족의 출발점이 된다. 1부에서는 형철이 무신과 연애를 했고, 2부에서는 선경과 준호, 매자와 운식의 연애가 그려진다. 3부에서도 이어지는 경석과 채현의 연애는 혈연이 아니더라도 연애가 있어야 가족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주고 있다. 연애가 없다면 남이다. 그렇다면 감독은 과연 이 영화를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가족 해체 시대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서 드러내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시대의 가족의 모습을 미리 보여 주는 것일까 이 영화는 비극일까 코미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