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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집을 읽고나서
초등학교 한문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 칠판에 오늘 배울 한자를 열 자 정도 썼다. 그 중 아홉이 무엇이었는지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다. 편안할 안(安)을 가리키며 선생님은 ‘집 안에 여자가 있어서 편안하다.’는 원리를 이해하며 외우면 쉽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그 다음부터 나는 安을 보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여자들은 집 안에만 있지 않는다. 19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여성 참정권 운동을 비롯하여, ‘남녀평등’이라는 말도 은연중 여자를 뒤로 놓는다는 까닭으로 ‘양성평등’이라는 말이 더 쓰이고, 여자가 교육을 받는 건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여성의 교육열이 그 나라의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말도 있다. 이제 여자들은 집에 있지 않는다. 밖으로 나와 일을 하고, 저출산에 따른 정부 정책으로 양육비도 국가로부터 보조 받을 수 있고, 꿈이 현모양처인 여자도 없다. 여자도 의사, 검사, 판사, 정치인, 심지어 대통령까지 할 수 있는 세상이다. 과거처럼 남자의 능력에 의존하여 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 시대의 여자는 스스로 집을 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자가 있어 편안하던 남자의 집. 安은 이제 지붕만 남은 것일까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1」을 읽어보면 여기 나오는 여자들 참 특이하다. 책의 첫 장에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평범하지 않은 모든 여인들에게 바칩니다.’는 말을 증명하듯 남자들은 현실적이고 인간의 여러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여자들은 신적 존재 같다. 로사는 태어나자마자 ‘천사’로 칭송 받고, 감히 상상이 안가는 황홀한 초록색 머리카락과 황금빛 눈동자와 인어의 자태를 가지…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1」을 읽어보면 여기 나오는 여자들 참 특이하다. 책의 첫 장에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평범하지 않은 모든 여인들에게 바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