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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고나서
유난히 길었고 유난히 잘 풀리지 않았던 중간고사가 끝난 날, 나는 오랫동안 계획해왔던 대로 서점을 찾아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를 샀다. 그것은 고생한 나를 위해 선사하는 내 나름대로의 선물이었다. 시험기간에도 찌든 머리를 잠시 환기하기위해 가끔 수필집을 빼들고 한 두 개의 에세이를 읽기는 하지만 소설은 한번 시작하면 내려놓기가 적잖이 힘들어, 한 달의 시험기간 동안 나는 되도록 이면 소설을 읽지 않는다. 때문에 나는 길고 큰 이야기를 다시 읽을 수 있기를 무척 바라고 있었다. 마침 1Q84의 첫 번째 권을 다 읽은 상태에서 나의 어두운 한 달이 시작되었고 자연스레 1Q84 2권은 오래전부터 시험에서 벗어난 그날의 선물로 기획된 것이었다.
나는 작품을 손에 놓기 아까운 마음을 안다. 오른손에 줄어가는 책장을 보면서 남은 작품을 아껴 읽게 되고 글자하나하나에 대해 더 진지해지는 그 순간을 안다. 그러나 그 기분을 느낄 수 없었던 이 책에 대해서 나는 배신감마저 느끼게 되었다. 하루 만에 속독한 뒤 책을 덮으면서 나는, 방대한 분량의 두 권을 읽느라 할애한 나의 시간과 노력이, 내가 기다렸던 순간들이 정말 허무해졌다. 나는 처음 ‘상실의 시대’를 접했을 때의 그 신선함을 기억한다. 물론 그 때도 줄거리나 그 속의 메시지에 감명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의 표현들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한국작가들과 다르면서도 여느 일본작가들처럼 가볍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하…
나는 작품을 손에 놓기 아까운 마음을 안다. 오른손에 줄어가는 책장을 보면서 남은 작품을 아껴 읽게 되고 글자하나하나에 대해 더 진지해지는 그 순간을 안다. 그러나 그 기분을 느낄 수 없었던 이 책에 대해서 나는 배신감마저 느끼게 되었다. 하루 만에 속독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