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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을 읽고나서
나는 고양이가 싫다. 무서워서 싫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마다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내가 사자나 호랑이, 뱀들같은 맹수들은 귀엽다고 하면서 작고 귀엽기까지 한 고양이는 무섭다고 하니 어이없어하며 허허 웃는 사람도 많다.
내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눈이다. 예전에 밤에 길을 가다가 음식물 쓰레기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고양이와 눈을 마주친 적이 있었다. 유연한 몸놀림으로 어둠 속에서 사라졌지만 나는 고양이 눈이 한참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다. 어둠속에서 희번덕거리는 크고 탁한 호박색 눈. 그리고 그 안에 가는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박힌 까만색의 동공. 나는 그 눈이 몹시 무서웠다. 어둠속에 고양이 눈과 나만이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일모레면 고등학생이 될 나이에도 밤이고 낮이고 고양이를 볼 때 마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간다.
또 하나는 고양이의 식성이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햄스터를 키운 적이 있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언니가 햄스터를 키우는 것이 몹시 부러워 한 동안 때를 써서 아버지께 10번째 생일 선물로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햄스터를 키운지 얼마되지 않아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햄스터가 쥐과라 고양이가 햄스터도 잡아먹는 다는 것도 함께 알게 되었다. 쥐를 잡으면 한참을 장난감터럼 가지고 놀다가 노는 게 질리면 그 때서야 야금야금 먹는 다는 충격적인 아버지의 이야기에 나는 가끔 고양이를 볼 적마다 그의 입에 피범벅 된, 내가 키우던 햄스터가 물려진 듯한 상상이 된다. 그리고 그 상상은 내가 고양이를 무서워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고양이가 제일 무섭다. 하지만 기담이라는 이 소름 끼치는 책은 사람에 비하면 고양이는 쌀 한 가마니와 쌀 한 톨의 차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
입장에서는 왕비는 참 나쁜 사람이다. 자신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왕비라는 권위를 사용해 백성들을 죽음의 벼랑 끝까지 몰아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왕비야 말로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피해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색을 밝히는 남편 때문에 점점 더 쓰루를 믿게 되고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삼기 위해 쓰루의 꼭두각시가 되었던 왕비. 쓰루의 꼭두각시가 된 죄로 백성의 원성을 사게 되고 백성들의 원성이 궁궐의 불이 되어 쓰루의 본 모습을 보았을 제야 왕비는 깨달았을 것이다. 자신이 놀아났음을. 나는 왕비가 안타까웠다. 아들이 왕위에 오르는 모습을 위해 왕에게 버림받지 않으려 애쓴 왕비의 모습이 부모의 모습과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왕비의 최후를 보고 나니 인간은 어쩌면 가장 무서운 동물이면서 가장 안타까운 동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