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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나서
대학 신입생 때 선배들로부터 추천받았던 도서 제1호가 바로 ‘역사란 무엇인가’였다. 전공이 역사학이다 보니 가장 그럴 듯한 책이기도 했지만, 정작 나는 그 때 그 책을 읽지 않았다. 유명세를 워낙 싫어하는 괴팍한 성격이다 보니, 누구나 다 칭찬하는 책에 이상하게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는 2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책을 읽어보았다. 마치 대학 신입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때 읽었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지금보다는 훨씬 더 격하게, 감동적으로 열렬히 그 내용을 받아들였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카아가 말하고 있는 내용은 현재에 와서는 아주 당연한 것으로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카아의 정의는 지금도 내가 학생들에게 한국사를 가르칠 때 마다 하는 매번 말하는 그 것이다. 역사란 두 가지의 측면을 가지는 데 하나는 ‘역’, 즉 지낼 력이다. 역사는 지나온 과거의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역사가 객관적인 성격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는 소설처럼 주관적인 가공물이 아니라 있는 사실 그대로를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카는 역사는 단지 객관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또 하나, ‘사’이다. 이것은 사관의 기록을 말하는 데, 사관이란 역사를 기록하는 이들이다. 그런데 이 들이 역사를 기록할 때 대상이 되는 사건은 모든 사건은 아니다. 즉 사관의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