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어린 왕자를 읽고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는 내게 한 편의 시처럼 다가왔다. 이 책을 나는 6살 때 그림책으로 처음 접했고, 그 때는 그저 보아뱀, 양, 여우, 장미가 등장하는 동화책으로만 다가왔다. 그러나 얼마 전 이 책을 다시 읽어 보았을 때에는 책의 문장 하나하나가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 차 있는 아름다운 시라는 것을 깨달았다. 주인공 `나`는 비행기 사고로 사막에 남겨지게 되고 우연히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된다. 어린 왕자는 `나`에게 자신이 지구로 오게 된 과정과, 지구에서 만났던 여러 인물들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는 그 중에서 장미와 어린왕자와의 관계, 또 나와 어린왕자와의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보고자 한다. 다른 별에 살고 있는 장미는 어린 왕자가 물을 주며 가꾸고 있는 대상이고, 어린 왕자는 까칠한 성격의 장미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주는 역할인 듯 하다. 어린 왕자는 이런 상황을 마냥 좋게만 받아들일 수 없었고, 결국 소행성과 장미를 떠나고 만다.
`그 때 그 꽃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게 아니었어. 바라보고 향기를 맡기만 해야 해. 내 꽃은 내 별을 향기로 뒤덮었는데도 나는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몰랐던 거야. 난 정말 아무것도 이해할 줄 몰랐던 거야. 꽃의 말이 아니라 하는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 했어.`
내게는 5살 때부터 줄곧 친해온 단짝 친구가 있다. 원피스를 입고 울면서 바닥을 뒹구는 모습이 나와의 첫 만남이었고 터울 많은 막내딸의 응석은 장미를 능가했다. 항상 제멋대로인 친구에게 짜증이 날 즈음 외국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떠나던 날 새벽 다섯 시부터 일어나서 공항까지 나와 결국 학교 수업마저 두 시간이나 빠진 채 울면서 마중해 …
짝폴짝 뛰며 좋아했던 까칠한 장미와 같았던 친구가 있는가 하면 내 속을 다 내보일 듯이 일기장을 선물했던 친구와는 어색하기만 해서 당황스러웠던 기억들은 또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될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길들인다는 것은 결국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많은 것을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정을 내어 보인다는 것이 아닐까. 여우에게 길들인다는 말을 듣고 깨닫는 순간 누구나 지금 관계를 맺고 있는 친구 한 명 한 명에게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