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임금님 임금님 우리 임금님 하해 같은 넓은 마음 광해 임금님 해동에 오셨네 성군이 나셨네/백성들 옷이 되어 백성들 신이 되어 거친 들판 달리시고 넓은 바다 건너시어 태평성국 세우시어 성군 되셨네/요순임금 저리가오 우리 성군 행차시오 백성들이 따르리다 지엄하신 우리 임금 우리들의 성군이신 광해 임금님`
극작가 차근호는 E.H 카의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역사극 <천년제국 1623년>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꿈을 꾸는 자 …모두 죽는다`라고 단정하면서 광해군과 허균이 꿈 꿀 수 있었던 사상에 집중하여 이상과 현실사이에 내재한 갈등의 승패는 언제나 현실의 승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창단 10주년을 훌쩍 넘긴 극단 서전의 <천년제국 1623년>은 역사극이다. 역사속에 존재한 인물군을 상상력으로 이끌어내어 새로운 해석을 첨가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이 작품은 무대부터 신선했다. 보통 공연장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공간이었다. 관객을 위한 배려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고, 보다 효과적인 시선집중을 위해 고안된 연출자의 의도일 수도 있겠다. 분명한 것은 경사진 무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연극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무대는 개인적으로 지난 5·18때 공연된 어느 작품에서 보았던 것으로 현실감을 주는데 여타의 공간보다 `흥미로운 극`내지는 `잘 만들어 진 극`의 형태를 갖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년제국 1623년>은 우리의 기억 속에 폭군으로 남아 있는 광해군과 홍길동전의 작가인 허균을 이상동몽(異床同夢)한 인물로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