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노신의 <광인일기>는 당시 신문화운동을 주도하던 진영으로부터의 봉건사회에 대한 최초의 도전서였으며 사상혁명과 문학혁명의 이정표 역할을 했던 중요한 작품이다. 노신의 작품 중 가장 현실에 대한 고발성이 강하게 나타나 있으며, 내용과 형식의 과감한 파격성으로 인해 중국의 젊은 지식인 세대에 큰 충격을 주었던 작품이다. 작품은 13개 부분으로 이루어진 일기체 형식이다. 흘인(吃人-먹는 사람). 피흘인(먹히는 사람), 박해자, 피박해자가 선명하게 대조를 이루며 예교(禮敎)가 사람을 잡아 먹는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피해망상자의 형상을 통해서 중국의 유교적 전통사회내의 가족제도와 예교의 폐단과 피해를 과감하게 폭로하고 있다.
<광인일기>는 어느 날 밤 달을 보고 `이제까지 30년 이상이나 전혀 제 정신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광인의 이상심리-광인은 각성하였으나 유교이념의 강력한 조직에 묶여 있는 정상인들과는 괴리감을 느낌-를 통하여 암흑 속에 있는 중국사회 전체를 고발한 작품이다. 광인의 눈에 비친 사회는 모든 인간들이 `자신은 남을 잡아먹으려고 하면서 남에게는 잡아먹히지 않으려 하므로 서로 의심을 품고 흘끗흘끗 상대방을 감시하고 있는` 세계이다. 광인은 4천년에 걸친 중국 봉건사회의 역사책 속에서 `식인(食人)`이라는 두 글자를 발견해 내고, `인간을 잡아먹은 일이 없는 아이가 아직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구하라`고 호소한다.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것은 물론 하나의 비유이지만, 노신이 광인의 눈을 통하여 본 중국사회는 그처럼 헤어날 길 없는 구조적 병폐에 갇혀진 암흑의 세계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