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소요유란, 마음을 자유의 경지에서 노닐게 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소요유〉 부분은 우리의 마음을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 깨달음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글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큰 물고기 곤과 큰 새 붕이다. 장주는 곤이 변해서 붕이 되었다고 이르는데, 여기서 곤은 본래 아주 작은 물고기를 일컫는데 장주는 일부러 큰 물고기의 이름으로 썼다고 한다. 또한 그는 하늘의 빛깔이 본래 푸른지, 너무나 멀기 때문에 푸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하늘 위에서 나는 붕이 땅을 내려다보아도 역시 푸르게 보일 것이라고 암시한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장주의 이러한 말들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상식적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상식은 우리의 눈을 흐리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물을 접할 때 상식으로써가 아니라 그 사물이 가지는 본질로써 그 사물을 이해해야 한다. 곤과 붕이라는 두 동물을 생각할 때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것이 두 동물의 크기이다. 그러나 이 ‘크기(大小)’라는 것 자체가 사람들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개념이다. 두 동물을 크기로써 이해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이 두 동물의 본질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하늘도 마찬가지다. 맑은 날 사람들은 땅 위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푸르다고 말한다. 그러나 장주는 아지랑이와 먼지가 하늘을 그렇게 보이게 한다고 말한다. 땅 위에서 올려다보는 하늘,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땅의 빛깔이 모두 푸르다고 말하고 있는 장주의 의도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하늘의 자체, 즉 본질이 무엇인가를 헤아려 보게 하려는 것이다. 눈과 머리에 의해 인식된 하늘의 이미지가 결코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