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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머리는 우리에게 무척이나 낯선 풍경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낯선 풍경도 대중문화의 이름으로 우리 사회의 한켠을 당당하게 차지하게 되었다. 1920-30년대 우리는 근대성이라는 이름의 단발머리를 너무나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바 있다. 단발령에 의한 남성의 단발과 여성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단발은 상당한 의미의 차이를 보여준다. 여성들은 봉건질서에 대항하며 모던 걸이 되기 위해 과감히 컷트 머리를 선택했고, 이를 보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들을 비정상인 취급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들 역시 노랑머리를 보면 그들을 비정상으로 치부해 버렸다. 일제시대에 여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단발과 중절모, 컷트 머리와 짧은 원피스가 대중화되었듯이, 최근에는 온갖 색깔의 머리색과 모양이 난무하고 있다. 그런데 왜 노랑머리인가? 요즘 많은 연예인들과 톡톡 튀고 싶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노랑머리가 유행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 ‘노랑머리’에서 두 여자 주인공은 연예인도 아니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노랑머리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사회에 대한 거부로서 사회와 확실히 결별하기 위해서 노랑머리를 선택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영화의 시작은 두 여자가 한 남자를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두 여자, 유나와 상희는 테크노카페에서 실직당한 남자 영규를 만난다. 유나는 술 취한 영규를 상희와 함께 사는 서울 교외의 비닐하우스로 데려간다. 유나는 영규와 섹스를 하고, 다음날 아침 유나가 목욕탕에 간 사이 영규는 상희와도 정사를 나눈다. 영규와 상희가 섹스를 하는 모습을 보고도 유나는 아무렇지 않다. 오히려 셋이 함께 하는 쪽을 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