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동화를 읽는 가장 중요한 유익함은 상상적 세계에 대한 유희와 현실 세계에 대한 성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읽는 이에 따라서 전자와 후자는 그 중요함의 비중이 다를 수 있겠지만 이 둘은 어느 하나의 배제 없이 분명 동시에 읽는 이의 의식에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상상적인 사고에 머물러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전자에 흠뻑 빠져 매료될 것이고, 상상적 사고를 넘어서 상징적 인식 능력을 획득한 어른들에게 있어서는 후자도 전자 못지 않은 중요한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 역시 비록 ‘퇴행’이라고도 하지만 가끔은 상상적 세계로의 여행이 유의미할 때가 있다. 또한 어린이들 역시 자신을 둘러싼 주변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하고 그것들을 알아가며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체득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후자가 중요하게 다루어질 수도 있다. 이것이 동화가 서로 다른 독자에게 주는 독특한 유익함이다.
Jugend Scala紙에 실린 「거리의 악사 Die Bremer Stadtmusikanten」는 이 둘의 결합이 비교적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인격화된 동물들의 등장, 시간과 공간의 분명치 않음, 극히 단순한 선악의 구도 그리고 쉬운 언어로 표현한 일면적인 세계는 바로 어린이들의 상상 세계이며, 어른들에게 있어서는 복잡한 현실세계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세계이다. 어린이들에게는 ‘적합한’ 세계이자 어른들에게는 ‘휴식’의 세계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상적 세계에만 머무르게 된다면 어린이는 어른이 될 수 없는 미진아가 될 것이고, 어른은 어린이가 되어 가는 퇴행현상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실적 사고를 유발하는 계기와 장치들이 함께 작동한다. 이는 내용과 형식 두 가지 면에서 밝혀질 수 있는데, 우선 내용면에서 살펴보면 이 동화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버림당함’은 현실의 그것과 상당히 일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