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난 나의 환자들을 몰래 살핀다. 의사는 증세를 더욱 완벽하게 수집하기 위하여 어떤 방법으로 또 어떤위치에서건 환자를 관찰해서는 안되는가? 그래서 난 병원 문 입구에 서서 응시한다. 아, 그것은 전적으로 몰래하는 행동은 아니다.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들은 나를 발견하려면 단지 쳐다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2
542호실 입구에서 침대에 누워있는 그 남자는 살갖이 햇볕에 탄것처럼 보인다. 푸른 눈과 짧게 깎은 흰 머리카락으로 그는 정력적이며 건강이 좋아 보였다. 그러나 난 그의 피부가 햇볕 때문에 갈색이 된게 아니란걸 알고 있다. 그건 오히려 지독한 휴식을 내내 취한 마지막 단계에서 녹이 슬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푸른 눈은 광택이 없어 흐려져 있고 안쪽에는 눈에 묶여 꼼짝 못하는 오두막의 창문처럼 보인다. 이 사람은 맹인이다. 이사람은 또한 다리도 없다.-오른쪽 다리는 넓적다리중간 아래부분부터 없으며, 왼쪽은 무릎 바로 아래부터 없다. 이것이 그를 전지하여 커다란 나무의 땅달한 축소판이 된 뿌리와 가지인 분재처럼 보이게 한다.
3
베게로 버티며 그는 오른쪽 넓적다리를 양손으로 오무린다. 가끔 그는 자신의 고통의 강도를 인정하는 양 고개를 젓는다. 이 모든 것에 있어 그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는 눈이 멀었을 뿐아니라 벙어리인가?
4
그가 거주하는 방은 모든 소지품들이 비어 있다.
-차도를 나타내는 카드도 없으며 음식을 담는 작은 개인용 상자나 오래된 꽃, 실내화 그리고 병실에 으레히 있는 모든 겉만 번지르르한 것들도 없다. 단지 침대, 의자 하나, 조명대 하나 그리고 식사를 하기 위해 그의 정강이로 돌릴수 있는 바퀴달린 쟁반 이 있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