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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는 수업시간에 감상할 땐 소리로만 들었지만 공연에선 직접 민요를 부르는 사람의 표정이나 옷차림을 보면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처음 수업시간에 민요를 들었을 때 대중가요나 서양음악에만 젖어있던 나는 민요의 거친 소리를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민요에서 꺾는 소리나 길게 끄는 소리, 떨림 소리 같은 것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소리를 통해서 어떤 그리움의 정서나 우리만의 멋스러운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공연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몇 가지 중의 하나가 ‘헌천화’이다. 우선 무용수들의 옷이나 머리장식, 무용도구들이 화려하고 예뻤던 게 맘에 들기도 했지만 느릿느릿 하면서도 사뿐사뿐 움직이는 모습이나 깔끔한 손동작이 아름다웠다. 꽃병을 조심스레 옮기어 얹는 모습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섬기어 헌납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한편 산조합주에서는 조금 특이한 악기를 보았는데 가야금 같은 모양인데 손으로 퉁겨서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활로 문질러서 소리를 냈다. 그렇다고 아쟁은 아닌 것 같은데 가야금의 다른 연주법이겠거니... 생각했었다. 그리고 악기 연주자들이 한번씩 돌아가면서 자신이 맡은 악기를 독주하듯 연주했는데 마치 자신의 기량을 뽐내듯 모두 열정적으로 연주해서 흥을 돋우었다. 가야금만의 연주에선 가야금 합주를 듣는 듯 저음과 고음의 영역을 나누어서 연주했다. 한편 장구의 장단을 따라가 보려고 애썼는데 쉽지는 않았다. 조금 빠른 장단이 연주하는 동안 여러 번 바뀌는 듯 했다.
대금 독주는 눈을 감고 들었는데 너무 맑고 깨끗하면서도 고음에서는 가녀리고 애틋한 느낌을 주었다. 대금 소리는 매우 자연과 가까운 소리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