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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제1부는 전체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부분으로 소인국인 릴리풋의 일견 정교해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엄청난 부패와 부조리를 안고 있는 현실을 묘사함으로써 당대의 영국 정치현실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가하는 부분이다. 릴리풋 왕국에서 공직에 오르려면 밧줄을 묶어놓고 그 위에서 줄타기하는 실력을 보여야 한다든가, 막대기 뛰어넘기나 아래로 기어가기 같은 묘기로써 왕의 신임을 얻을 수 있다든가 하는 것은 당시 부패가 만연했던 월폴 내각에 대한 가시 돋친 공격이지, 단순히 이야기를 동화로 만들기 위한 장치는 아니다. 제1부에 나오는 풍자는 이것뿐이 아니다. 굽 높은 구두를 신는 신하와 굽 낮은 구두를 신는 신하의 모습,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왕의 한쪽 발엔 굽 높은 구두가, 다른 쪽 발엔 굽 낮은 구두가 신겨있어 뒤뚱거리며 걷는다. 이 묘사가 수행하는 궁극적인 비판은 보수귀족층을 대표하면서 영국 국교를 신봉하는 토리당과 신흥 중산층의 부상하는 세력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휘그당간의 싸움, 그리고 찰스 1·2세, 제임스 1세로 이어지도록 안정되지 않았던 영국의 정치현실이었다. 이런 비판은 달걀을 깰 때 어느 쪽부터 먼저 깨느냐는 사소한 문제로 전쟁까지 불사하는 블푸스쿠와의 대립상을 기록하는 데서도 계속 이어진다. 물론 이는 스페인 계승전쟁을 둘러싼 영국과 프랑스의 불화, 그에 내재된 구교와 영국 국교간 분쟁에 대한 비판이다.
브롭딩낙이라 불리는 거인국에서 마치 난쟁이가 된 듯 위축되면서 걸리버는 소인국에서 자신이 느꼈던 우월감 -- 순전히 몸의 크기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 을 되씹어보는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