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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물질적 기반은 ‘자급자족 능력’이다. 즉 공동체라는 하나의 사회적 생명체는 자기 스스로의 생산과 재생산의 계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공동체에 대하여 알기 위해서 우리는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 ‘가까운 예로서 자신의 필요를 위하여 곡물이나 가축, 실, 아마포, 의복 등을 생산하는 농민가족의 농촌 가부장제 생산이 있다.’ 중세의 장원 역시 자급자족적인 경제를 지향하므로 일종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또, 경제학자들이 좋아하는 로빈슨 크루소 역시 비록 그 구성원은 자기 한명일 뿐이지만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하나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공동체들은 각각의 독특한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공동체의 경제활동 역시 규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여러 형태의 공동체들이 그 나름의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가지고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농민가족의 사회적 가치는 가장의 가계운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은 가족의 행복이라는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서 가족의 노동을 배분하고 노동시간을 규제할 것이다. 로빈슨 크루소의 경우에는 그 자신으로부터 이러한 모든 판단들이 결정된다. 그에게 ‘생존’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 그의 모든 활동은 ‘생존’이라는 목표 하에 조직될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공공선(Common Good) 혹은 한 사회의 전통과 관습이라고 부른다.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는 그 공동체의 생산의 조정자(value as regulator of production)라고 할 수 있다.
고전학파의 첫출발은 ‘고립된 개인’이다. 고전학파가 상정하는 개인은 역설적이게도 로빈슨 크루소와는 다르다. 고립된 개인은 자급자족 능력이 전혀 없다. 사슴 사냥꾼은 사슴만 잡고 해리 사냥꾼은 해리를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