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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도착하고 표를 내고 들어서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TV에서만 보았던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님의 작품이었다. 매체나 주위에서 많이 듣고 책에서도 봤던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처음이었다.
다음으로 간 2전시실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 -한일현대미술전 <한·중·일 국민 교류의 해 기념 특별전’을 했다. 전시제목인 ‘A Second Talk’에서 ‘A Second’는 ‘Another 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 측에서는 본 영어의 의미를 살려 ’또 다른 이야기‘로, 일본측에서는 ’지금 이야기하자(いま, 話そう)‘라고 붙였다고 한다. 일본측의 `지금 이야기하자`가 소극적으로 관망하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소통에 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면, 한국 측의 ’또 다른‘ 혹은 ’또 하나의‘라는 의미는 하나만을 고집하지 않는, 또 다른 제 2, 제 3의 가능성에 대한 `개방된` 자세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마츠이 치 에 비디오 작품 <그녀는 닿는다>에서 마츠이는 긴 머리카락 끝에 식물의 뿌리를 매달고 매우 느린 속도로 바닥을 끌고 가는 동작을 계속 반복한다. 그녀의 동작은 매우 절제되어 있으며 화면은 숨이 막히는 무거운 적막이 지배한다. 또한 윤애영님의 비디오 <교차>는 정면에 안개 낀 숲과 물 속의 풍경이 결합되는 이미지를 배경으로 공간에 여러 개의 투명 천 스크린들이 배치되고, 그 스크린들 위로 벌거벗은 채 뛰어가는 아이의 이미지가 투사되어 배경의 풍경과 교차, 분리가 이루어진다. 그 가운데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웅장한 사운드가 퍼진다. 미술이라면 의례 그림이나 조각으로만 떠올리기가 쉬운데 이 작품을 보고 난 뒤 또 한번 의식의 틀을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