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책에는 이야기마다 그림들이 나온다. 그래서 어린 왕자가 생각났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42쪽의 그림은 새의 둥지안의 커다란 새 앞에서 총 놀이 하는 아이를 그려 놓았다. 229쪽에는 우리가 어릴 때 시골에서 긴 나무 가지를 가지고 걸어 다니던 모습이다. 그 외에도 재미있는 그림이 많다.
슬픔과 절망은 세상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지지리도 가난한 이 산동네에는 더더욱 많은 슬픔과 절망을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 묘한 것은 정작 그 당사자들은 슬픔과 절망을 거의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모든 슬픔과 절망은 기쁨과 희망이라는 거울에 비출 때만이 실감이 나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모든 일이 상대적이다. 그래서 이상과 꿈은 한없이 크게 하고, 현실은 낮게 보아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닐까. 이상과 꿈은 하늘에 닿는 것이고, 현실은 우리가 밟고 있는 대지와 관련된 것이라고 본다. 인간은 하늘과 땅 사이에 살면서 하늘과 땅 그 사이 어디쯤에 자신을 놓고 사는가에 따라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다. 나에 대해서 말하라면 아무래도 70% 정도는 하늘 쪽인 것 같다.
여하튼 토굴할매는 산동네에서 가장 비참하고 불쌍한 존재였다. 토굴할매라는 거울에 비추어 보면, 산동네 사람들은 늘 자신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토굴할매를 보며 말했다. `토굴할매에 비하면 우리는 양반이지.` 어머니는 잠시 궁리하다가 말했다. `가난하다고 해서 모두 불쌍한 것은 아니야. 가난한 것은 그냥 가난한 거야. 가장 불쌍한 사람은 스스로를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