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한편 비록 첫 만남은 악연이었지만 점점 서로에게 빠져드는 연희와의 관계 또한 상훈에겐 삶의 유일한 기쁨이다. 비록 깡패와 여고생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관계이지만, 이 둘의 상처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연희의 가정 또한 정신분열 아버지와 돌아가신 어머니, 망나니 남동생으로 온전한 가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둘의 사랑은 남녀간의 뜨거운 감정이 아닌 동병상련에서 뿜어져 나오는 바셀린과 같은 사랑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이 둘과 함께 있을 때는 상훈은 인간미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비록 말투는 여전히 욕이 나오고, 눈빛은 시종일관 매섭지만, 툭툭 내 뱉는 말속에는 상훈의 진심이 듬뿍 담겨있다. 이 영화속에서 상훈이 웃는 장면은 단 한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은 바로 연희와 소주잔을 기울이며 연희를 놀려먹을 때이다. 어쩌면 상훈은 삶의 고독과 힘겨운 나날들을 연희가 구원해주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들은 양아치도 결국 인간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며, 아무리 흉측한 흉악범일지라도 결국은 나약한 인간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학창시절 심리학과 교수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이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