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책은 여자 아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는데 이것이 더 현실감을 살려 간다. 작은 중국음식점 안에 작은 방이 딸려 있는 곳에 부모님과 두 아이가 어렵게 살고 있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릴 적 아버지를 버리고 떠나셨던 할머니가 치매에 걸려 아들을 찾아와 같이 살게 된다.
만약 이 상황이 나에게 닥쳤다면 ‘나는 어떠했을까?’ 우리집안도 어려운 상황에서 아버지를 버렸던 할머니가 병에 들어 우리집에 살게 된다면 나 같아도 할머니에게 거부감을 느끼고 같이 살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나오는 할머니는 옷장에 젓갈을 넣어 두고, 밖에서 옷을 주워 와서 입고, 음식에 침을 퉤퉤 뱉고, 중국집의 손님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옷을 벗어 버리는 등 심한 치매에 걸려서 거동조차 힘든 분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한 할머니를 보면서 아버지는 “부몬데 우짤끼고.” 라며 담담히 받아들이고 모셨다. 부모님을 당연히 공경하고 모셔야 하지만 ‘자기를 버린 부모님이 야속하지도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버지는 부모님이 없어서 분명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내며 원망도 많이 했을 텐데 쉽게 할머니를 용서하는 사실이 대단했다. 모든 잘못과 미움이 가족이란 이름 안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용서가 되고 감싸않을 수 있게 되는 것인가 보다. 단지 같은 공간에서 산다는 것이 가족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이 가족의 진정한 힘이며 원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