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베르메르가 활동하던 네덜란드에서의 미술은 일상의 보통 삶을 그린 것이 미술계의 패러다임이었다. 미술사적으로 볼 때, 네덜란드에서만 일상의 주제가 일시적인 유행을 불러온 것은 아니었다. 미술에서 일상은 꾸준히 그려져 왔었지만, 다른 부류의 주제보다 소홀하게 취급되었던 것이다. 베르메르의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이데올로기적인 사회 탓인지는 정확히 추측해 볼 수는 없으나 베르메르의 작품은 분명 일상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이 담겨 있다.
베르메르는 평범한 일상에서 무엇을 보았고, 그리고자 했으며, 또 보여주고자 했을까? 베르메르의 그림은 많은 비평가들의 입에서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신비한 그림’이라고 칭송된다. 그 중 훌륭한 미술사가인 곰브리치는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 베르메르는 조심스럽고 세심하게 일을 하는 화가였던 것 같다. 바로 질감, 색채, 및 형태들을
치밀하고 완벽하게 묘사하는 베르메르의 표현 기법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밝고
정확한 화면 속에는 고심하거나 힘들여 제작한 흔적이 없다. 형태를 흐릿하게 만들지 않고도
사진의 거친 대조를 교묘히 부드럽게 수정하는 사진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