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들어가며
제목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은 불교에서 말하는 화두(話頭)로, 참선을 통해 진리를 깨우치는 수도승들의 깨달음을 상징한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은 산사에서 수도생활하는 세 사람의 스님에 대한 영화다. 노스님 혜곡은 입적을 눈앞에 두고 있고, 젊은 기봉은 사바세계에 두고 온 눈 먼 어머니에 대한 번민으로 괴로워하면서도 도를 깨치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고아로 태어나 산사에서 자라난 동자승 해진이 있다. 짝이 있는 한 마리의 새를 죽이고 현상계를 지배하는 삶과 죽음이라는 이원성을 최초로 직면하게 된 해진은 죽음의 무상, 집착과 번뇌, 죄와 공포라는 삶의 근원적 고뇌를 깨닫게 된다. 한편 혜곡 스님이 이 세상을 떠나자 거기서 얻은 작은 깨달음을 안고 두 사람은 서로의 길을 간다. 생과 사, 선과 악, 행과 고라는 우리 존재의 체험이 주어지고 생은 공하며 태어나는 것도 사멸하는 것도 아니라는 설법범이 주어진다. 그리고 영화의 제목은 화두로 남는다. 계속 질문하고, 의심하고, 대답하고, 번민하고, 그리고 다시 질문하는 독백과 방백의 화법이 이어지면서 영화 전체는 선문답의 삼천대천세계로 펼쳐진다. 특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