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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조국을 열렬히 사랑한 이유 하나만으로 2,30년간을 짐승도 일주일을 못 견디고 죽는다는 0.75평의 독방생활을 인내로써 감수하며 ‘혁명적 낙관주의’를 견지하고 있는 그들은 과연 누구이며, 그들을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분단 문제를 극복하는 단초이며 그들이야말로 이 분단 현실의 최대 희생양인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김하기의 소설을 가리켜 어떤 사람들은 특수하고 제한된 소재를 ‘절대화’한다고 하여 ‘소재주의적’소설이라고 한다. 그러나 소설의 ‘장기수’들이 우리의 분리, 고착된 붙박이적 존재가 라니라 사회 구석, 구석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자신의 말이 얼마나 생각없이 내뱉은 단견인가 하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물론 그것은 김하기가 장기수들과 같이 살아온 체험을 바탕으로 너무나 실감나게 우리의 이야기로 그려놓은 작가적 역량의 소산으로 인한 것이다.
김하기의 소설속에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나온다.우연히 북의 삐라를 줍게되어 실정적인 동조를 했다는 이유로 특별사동에 가게된 원기는 국졸이라는 것 때문에 바보 멍청이 무식한 놈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는데 간첩(?)인 장기수들이 피도 눈물도 없고 아무에게나 독침이나 찔러대는 종자들이 아니라 ‘미워도 다시 한번’을 보고 울 줄 아는 그와 똑같은 사람으로 다가온다. 장기수들이 특사의 비리를 캐내어 분연히 일어설때 「옛날처럼 바보 맹쿠로 살지는 않을 거구만요 -중략- 제 삶의 주인이 되어 우릴 노예로 만들고 있는 놈들과 싸워 나갈 작정입니더」(105면)라고 말하며 그들과 합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