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한 여성이 ‘길’을 찾아가는 과정 - <마더>
영화 속 메이는 어떤 면에서는 우리의 어머니들과 닮았고, 또 다른 면에서는 아니다. ‘어머니’라는 사회적으로 부여된 역할이 삶 전체를 지배한다는 공통분모는 같다. 하지만 딸의 남자를 사랑한다거나, 딸이 엄마를 때린다거나 하는 장면은 우리의 정서와는 사뭇 다르다. 그런데 이 영화는 딸의 남자를 사랑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영화는 ‘어머니’라는 이름 안에 갇혀버린 한 여성의 존재와 육체에 관해 말하고 있었다.
영화 <마더>는 노년의 성을 다룬 영화가 아니다. 평생 어머니로서 살아온 메이가 60살이 넘어 주체로 살기 위해 눈떠 가는 과정을 다루면서 삶과 부딪히는 과정의 하나로 메이의 대런과의 사랑을 배치했을 뿐이다. 영화는 평생을 의지하고 살아오던 남편을 잃은 후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 빠진 메이가 뒤늦게 자신의 삶에 눈을 뜨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대런과의 관계를 계기로 메이는 비로소 오랫동안 메이를 묶어 놓았던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벗어나게 된다. 한 여자로서의 삶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마더>는 표면적으로는 딸의 남자를 사랑했다는 충격적인 외피를 쓰고 있지만, 감독이 진정 말하고 싶었던 주제는 늙음과 죽음, 그 사이에 남아 있는 시간, 시든 육체에 남아 있던 욕망과 오랜만에 찾아온 설렘이었던 것 같다. 딸의 남자와의 육체관계는 이런 화두를 던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