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조선 正祖代의 문인 연암 박지원이 지은 『兩班傳』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양반은) 손으로 돈을 만지지 않고 쌀값을 묻는 법이 없다. 아무리 더워도 버선을 벗지 않고, 밥을 먹을 때 맨상투 바람으로 먹지 않는다. 밥 먹을 때에는 먼저 국부터 마시지 말고 넘어가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젓가락을 방아찧듯이 자주 놀리지 않고 날 파를 먹지 않는다. 술을 마실 때 수염을 빨지 않고, 담배를 피울 때 볼이 불러지도록 연기를 들이마시지 않는다. 아무리 화가 나도 아내를 때리지 않고, 노여운 일이 있다고 해도 그릇을 던지지 않는다. 주먹으로 아이들을 때리지 않고, 종놈을 ‘죽일 놈’이라고 꾸짖지 않는다. 소나 말을 나무랄 때에 그 주인은 욕하지 않는다. 화로에 손을 쬐지 않고, 말할 때 침이 튀지 않게 한다. 소를 잡아먹지 않고, 돈 놓고 노름을 하지 않는다’
위의 글은 조선시대 양반들의 허례허식을 비판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양반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오늘날에도 당파 싸움과 주색잡기로 세월을 보내며 생산활동과는 무관한 기생적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암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의 경제사학자 미야지마 히로시(宮嶋博史)는 그의 저서 『양반 -역사적 실체를 찾아서-』(原題: 『兩班 -李朝社會の特權階層』, 中央公論社, 1995)에서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로 양반을 선택하여 기존의 통념을 넘어선 역사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원래 이 책이 역사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일본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술하였다고는 하지만 우리 서점가에 같은 목적으로 출판되었다는 ‘한 권으로 읽는’, ‘어떻게 살았을까’ 등의 수식어가 붙…
일본의 경제사학자 미야지마 히로시(宮嶋博史)는 그의 저서 『양반 -역사적 실체를 찾아서-』(原題: 『兩班 -李朝社會の特權階層』, 中央公論社, 1995)에서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