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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이 크고 작은 사고를 친 뒤 하는 행동 중 하나가 거짓말이다. 혼날 것이 두려워 그럴듯한 다른 이유를 둘러댄다. 다음 단계에서는 남을 비난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일으킨 사고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탓하는 것이다. 요즘 청와대와 정치권에서도 이른바 블레임 게임(blame game)이 한창이다. 자신은 책임을 지지 않고 경쟁적으로 남을 탓하기 바쁘다. 대통령의 남 탓도 감출 수 없는 기호로 보인다. 참여정부가 들어선지 5년째,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처럼 정말 그동안의 정책 수행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일까.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자리수로 떨어지고, 여당과 정부정책이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온 것은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여망과 정부가 수행한 정책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참여정부가 출범할 당시의 모토는 개혁과 진보였다. 그런데 과연 지금의 참여정부가 개혁적, 진보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중도우파 성격의 정부가 잘못됐다고 비난하려고 하는 것만은 아니다. 진보, 개혁을 외치던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추진하는데 가히 혁명적이라고 보인다. FTA가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입맛과 미국의 조건에 모든 것을 넘겨주고 졸속적으로 FTA를 체결하려는 정부는 많은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의 당정분리 정책도 문제다. 민주주의는 사회의 광범위한 갈등이나 이해관계가 정당에 의해 대표되고 의회가 민의의 대표기구로 구실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정부는 당정분리를 내걸고, 당과 국회의 역할을 우회하거나 회피하려하고 청와대·전문가·관료 중심의 정책 산출에 너무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런 정치관이 대연정이나 헌법 개정 추진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