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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이란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그저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수단으로 흥미위주로 즐겼던 나에게 흑백에 촌스러움까지 느껴지는 이 영화는 가슴에 와 닿지 못했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이러한 나의 생각이 바뀌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이란 영화에 앞서 전태일이란 인물에 대해 먼저 알아보기로 했다.
노동자의 벗 전태일.
지금부터 30여년 전 청계천 시장에는 게딱지만한 공장이 상가인 1,2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업주들은 더 많은 미싱을 놓기 위해 심지어 합판으로 한 층을 갈라 2층으로 나누었다. 자연히 노동자들은 허리도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한 상태로 일을 해야 했다. 그것도 하루 12시간에서 16시간까지의 긴 시간을 먼지가 ‘폴폴’ 나고 냉,난방 시설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노동을 해야 했고 이러한 장시간 노동으로 나이 어린 노동자들은 폐병, 위장병, 요통 등의 직업병에 시달렸지만 누구 하나 해결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병에 걸린 사실을 들키게 되면 그 즉시 봉급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나는 실정이라 아픈 것을 드러내지도 못했다.
17세부터 공장생활을 시작한 5년 경력의 재단사 태일은 무조건 순종하는 다른 노동자들과는 달랐다. 이러한 참혹한 노동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동료들과 ‘바보회’ 라는 친목회를 조직하고 노동 실태 조사 설문지를 은밀히 돌렸다. 태일은 노동부에 찾아가 실태를 알리고 시정을 호소했지만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1970년 태일과 동료들의 노력으로 청계천 일대 노동자들의 비참한 모습이 신문에 실렸고 이에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업주들과 노동부는 직업 환경 등의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다시 여론이 수그러들자 이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태일과 동료들은 지켜지지 않는 노동법을 불살라 버리는 ‘화형식’을 계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