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가 대전의 감옥에 있었을 때 쓴 글 중 `두 개의 종소리`라는 글을 보면, 외래 문물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교회의 종소리와 우리 것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는 범종의 소리를 비교하고 있다. 그는 교회종은 높고 연속적인 금속성이고 새벽의 정적을 깨는 틈입자라고 했고, 범종은 나직막한 음성같으며, 적막을 심화시킨다고 했다. 이 두 종소리는 바로, 외래 문물과 우리의 문물이 공존하고 있는 나의 의식 속에 들려오는 두 개의 종소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가 감옥에 있어서일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사물을 깊은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그 물건에 담겨 있는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 같았다. 그런 것이 엿보이는 몇몇 글 중에 내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펜과 붓에 관한 글이었다. 그는 펜은 실용과 편의라는 서양적 사고의 산물이라고 했고, 붓은 동양의 정신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나도 이제껏 펜과 붓을 써 왔지만, 실용적이고 편리한 펜이 서양의 실용주의가 내포되어 있다는 사실도, 붓 끝의 감촉이, 부드러운 묵향이, 묵을 가는 정적이 동양의 정신을 담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의 그런 풍부한 사고력과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생각들이 부럽다.
또, 그의 글들 중에는 감옥 생활에 대한 글이 몇 있었는데, 짧은 글이면서도 징역사는 사람들의 한을 나타내는 것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나의 가슴을 저미게 하고도 남았다. 1988년 1월, 한 겨울에 쓴 것으로「옥뜰에 서 있는 눈사람, 연탄 조각으로 가슴에 박은 글귀가 섬뜩합니다. `나는 걷고 싶다.` 있으면서도 걷지 못하는 우리들의 다리를 께닫게 하는 그 글귀는 단단한 눈 뭉치가 되어 이마를 때립니다.」라는 글귀가 있다. 눈사람처럼 …
또, 그의 글들 중에는 감옥 생활에 대한 글이 몇 있었는데, 짧은 글이면서도 징역사는 사람들의 한을 나타내는 것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나의 가슴을 저미게 하고도 남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