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오래간만에 집 앞 도서관을 찾았다. 그것도 숙제를 위해서였다. 독후감. 내가 초등학교 1학년 첫 방학을 맞았을 때부터 이 숙제는 끈덕지게도 나를 따라다녔다. 매년 두 번씩 연례 행사처럼 써야 하는 독후감이지만 이번엔 책을 읽고 난 뒤 무언가를 끄적여 둔다는 것이 조금은 아깝지 않은 듯이 느껴졌다. 무슨 책을 읽고 무엇을 써야 하는가. 마치 자신의 인생을 단 번에 바꾸어 줄 책을 찾는 듯 책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나는 이 많은 책 사이에서 과연 어떤 책을 발견할 수 있을까. 저마다의 책들이 모두 나 좀 읽어달라고 손을 내미는 것 같았다. 모두 다른 색색의 표지를 입고 나를 향해 아우성치고 있는 그들을 외면해버렸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공지영을 찾았다.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 외치며 나에게 다가왔다. 내가 무엇을 읽을 것인가를 고민하던 순간마다 그녀는 나를 찾아왔고, 그리고는 나의 마음을 잔뜩 흔들어놓은 채로 사라져 버리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저 없이 그녀의 책으로 손을 가져 갔다. 그리고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를 꺼내 들고 집으로 왔다.
더 이상,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