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한 바퀴를 읽고

전 세계 배낭족이 모이는 방콕 카오산 로오드에는 `홍익인간`이라는 한국 식당이 있다.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한국 음식도 먹고, 배낭 여행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이다. 그 곳에서 만난 한 무역업에 종사하는 회사원이 내게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배낭여행은 열병같은 거예요. 일단 한 번 나가게 되면, 방학때까지 못 참아서 안달이 나죠. 이 젊은이들도 방학만 되면 또 어디론가 가고 싶어 못 참을 것입니다`

올 겨울 인도, 태국을 배낭여행하고 온 나는 마찬가지의 심정으로 방학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방학을 기다리며 방바닥을 긁고 있던 중, 구석에서 한 권의 책을 발견하였다. 한비야 씨가 쓴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이라는 배낭여행책이었다. 형이 산 책이었는데, 그 전에도 몇 번 보았었지만, 관심 없이 지나쳐 버린 책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나는 한비야를 스승으로 모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87년 이후로 한국에서도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배낭하나 달랑매고`라는 책을 쓴 김정미씨를 필두로 유럽배낭여행이 시작되었다. 88년 이 책을 읽을 당시 유럽은 나에게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꼭 가보고 싶은 충…(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