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배우의 죽음과 절규 연극 감상문

참, 오랜만의 문화생활이라고 해야겠다. 제대하고 첫 문화생활이니. 난 영화보는 것은 문화생활이라고 생각치는 않는다. 그건 다만 음악을 듣고 책을 보는 것과 별반 다름없는 여가활용일 뿐이다. 그런 것에 ‘문화’라는 코드를 갖다 씌울 수는 없다고 본다.

오랜만의 문화생활이라 난 많은 준비를 했다. 극단에 있는 친구 놈한테 부탁해서 대본을 미리 읽어보았다. 한마디로 한 인간의 회고록을 보는 느낌이었다. 거의 일인극에 가까운데 부산의 극단에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난 시민회관으로 갔다.

연극제이기 때문에 일반관객들을 수용하면서 연극을 일반대중들에게 알리려는 행사이지만 영화관같은 분위기에 어수선한 사람들... 역시 연극은 소극장에서 보는 게 제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가 관객을 사로잡고 관객이 배우에 몰입하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분위기였다. 문화의 불모지 ‘부산’에서 자란 사람들인데다가 대부분은 학교에서 단체로 강제(?)로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난 참을성을 가지고 모든 정신을 ‘서일’의 대사에 집중하였다.

우선 원로작가 이근삼 선생의 극작술과 거의 일인극에 가까운 작품을 열연한 이상우씨의 역…(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