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되는 점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한국의 자주적 정보수집과 외교의 문제였고, 두 번째는 국가의 목소리를 낼 때와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이었다. 처음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가 자주적으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로버트 김 사건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자주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국가는 몇 나라 되지 않는다. 하물며 분단 상태에 있으면서, 주변에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국들에 둘러싸인 우리나라가 자주적인 외교와 정보전을 펼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아직은 꿈에 불과하다. 결국은 미국이 제공해주는 정보와 외교전략을 수용하는 입장에서의 정보전과 외교전을 수행해야만 한다. 로버트 김이라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국익을 위해서 개인을 희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택해야하는 최선의 외교전략과 정보전략은 무엇일까? 토론에서는 여기에 대한 답변을 유보하고, 다만 변화해야 한다는 당위성만을 동어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문제와 관련한 답변은 사실 어렵지 않다. 우리는 미국의 대리인과 같은 상황을 탈피하고, 동아시아 문제의 중재자로서의 위치를 획득해야만 한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토론자의 일원이었던 ‘주간 동아 편집장’과는 의견을 달리하는데, APEC이 중요한 전환점으로 이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